반산보적盤山寶積 선사 게송과 경허선사鏡虛禪師 임종게(臨終偈)
반산보적盤山寶積 선사 게송(偈頌) **
직지심경(直指心經) 중에
盤山寶積禪師(반산보적선사)가
因見人買肉(인견인매육)할새
語屠者曰精底割一片來(어도자왈정저할일편)하라
屠者(도자)가
放下屠刀(방하도도)하고
叉手云(차수운)호대
長史(장사)여
那个不精底(나개부정저)오하야
師(사)가
於此(어차)에
有省(유성)하니라
* 도자(屠者) : 소ㆍ돼지 등(等)을 잡는 사람.
어떤 사람이 고기를 사려가서 고기 파는 사람에게 말하였다.
“좋은 고기를 한 조각 잘라주시오.”
고기를 파는 사람이 고기 써는 칼을 놓고 차수하고 말하였다.
“선생님, 어떤 것이 좋지 못한 것입니까?”하였다.
반산보적 선사가 이 광경을 보고 깨달음이 있었다.
직지심경(直指心經) 중에
師가 示衆云
心月이 孤圓하야
光呑萬相이라
光非照境이오
境亦非存이라
光境이 俱忘하면
復是何物고
洞山이 云
光境을 未亡하면
復是何物고하니라.
心月孤圓(심월고원) 마음달이 외로이 둥그니
光呑萬像(광탄만상) 빛이 만상을 삼켰어라
光非照境(광비조경) 광명이 경계를 비치지 않고
境亦非存(경역비존) 경계 또한 있는 게 아니네.
光境俱亡(광경구망) 빛과 경계를 함께 모두 없어지니
復是何物(부시하물) 다시금 이것이 무슨 물건인가
◈ 반산보적(盤山寶積) 720 - 814
당나라 때의 승려. 마조도일(馬祖道一)의 법사(法嗣)로, 유주(幽州, 河北) 반산(盤山)에 살면서 종풍(宗風)을 떨쳐 세칭(世稱) 반산보적으로 불린다. 관적(籍貫)과 생몰연도 모두 미상이다. 시호는 응적대사(凝寂大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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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鏡虛선사 (1849~1912) 임종게(臨終偈) **
心月孤圓(심월고원) 마음달이 외로이 둥그니
光呑萬像(광탄만상) 빛이 만상을 삼켰어라
光境俱忘(광경구망) 빛과 경계를 함께 모두 잊으니
復是何物(부시하물) 다시금 이것이 무슨 물건인가
" 선사의 마지막을 지킨 사람은 담여 김탁이다. 1912년 4월 25일 첫닭 우는 소리가 새벽 정적을 가른 직후 벽에 기대어 앉아 있던 경허선사는 김탁에게 지필묵을 청하였다.
김탁은 경허의 손가락에 붓을 쥐어 주었다.
선사께는 먼저 종이 위에 동그라미 하나를 그렸다.
그런 다음 혼신의 힘을 다해 글을 써내려 갔다.
心月孤圓(심월고원)
光呑萬像(광탄만상)
光境俱忘(광경구망)
復是何物(부시하물)
붓을 내려놓은 후 경허선사께서는 눈을 감으며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다시는 내쉬지 않는 것으로 일대사를 마무리하신 것이었다. - 불교신문 2824호/ 6월16일자 - "
반산보적 선사의 게송과 경허스님의 게송이 두 구절과 망(亡)과 망(忘)의 글자가 다를 뿐 나머지 부분은 같다. 이것은 경허스님은 만년에 종적을 감추어 스님 입적 후 한참이 지나서야 그 제자들이 입적 소식을 알았다고 하는데 제자들이 경허스님의 행장기를 만들 때 임종게가 필요함에 따라 제자들이 만들어 넣은 것이 아닌가 의문이 있습니다. 그래서 임종게의 진위여부의 논란이 있다고 합니다.
혹시 제자들이 임종게를 썼다면, 경허스님의 뜻과는 무관할 것입니다.
◈ 성우(惺牛) : 1846(헌종 12)∼1912. 조선 말기의 승려. 호는 경허(鏡虛).
“ 출신지 전라북도 전주. 범어사 조실. 본관은 여산(廬山). 속명은 송동욱(宋東旭), 법호는 경허(鏡虛). 법명은 성우(惺牛). 전라북도 전주 출신. 아버지는 두옥(斗玉)이다. 선(禪)의 생활화·일상화로 근대 한국불교를 중흥시켰다. - 국민족문화대백과 - “
“ 한말의 승려로 용암(龍岩)의 법을 이은 후 범어사의 조실, 수선사(修禪社) 불사의 법주 등을 지냈다. 안변 석왕사의 증사가 되었다가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그후 범인의 모습으로 돌아다니며 기행(奇行)을 남겼다. - 두산백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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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심경 119 / 반산보적 선사 1 / 좋은 고기를 주오
盤山寶積禪師가 因見人買肉할새
語屠者曰精底割一片來하라
屠者가 放下屠刀하고 叉手云호대 長史여
那个不精底오하야 師가 於此에 有省하니라
어떤 사람이 고기를 사려가서 고기 파는 사람에게 말하였다.
“좋은 고기를 한 조각 잘라주시오.”
고기를 파는 사람이 고기 써는 칼을 놓고 차수하고 말하였다.
“선생님, 어떤 것이 좋지 못한 것입니까?”하였다.
반산보적 선사가 이 광경을 보고 깨달음이 있었다.
[해설] ; 반산보적(盤山寶積) 선사는 마조도일 선사의 제자이며 유주 반산에서 교화활동을 하였고 시호는 응적(凝寂)이라한다. 이 이상의 전기는 자세하지 않다.
보적 선사가 어느 날 행각을 하다가 번잡한 시내를 지나는데 아마도 고기를 파는 좌판대 가까이를 막 지나고 있었다. 우연히 고기를 사러 온 사람과 고기를 파는 사람의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수행하는 청정한 승려는 고기가게 앞을 지나게 되면 왠지 죄를 지은 듯한 기분이 든다. 자신의 수행과 교화의 덕이 부족하여 이렇게 살생을 하고 남의 살을 팔아서 먹고 살겠다고 하는 그와 같은 광경이 모두가 자신이 부덕해서 그런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피해가야 하는데 길을 잘못 들어섰다는 생각과 함께 부정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보적 선사는 마침 고기를 사고파는 광경까지 보았으니 약간 얼굴을 찌푸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뜻밖에도 두 사람의 대화에서 평생의 짐을 내려놓게 된다. 고기를 사는 사람은 좋은 고기를 달라고 하는데 파는 사람은 “좋지 못한 고기가 어디에 있는가?”라는 대화다.
좋다는 것과 좋지 못하다는 차별심, 선과 악이라는 분별심, 나와 너라는 상대적 관념, 범부와 성인, 중생과 부처라는 이 모든 차별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대화였다. 이와 같은 지극한 안목을 열어주는 것은 결코 많은 말과 길고 긴 법문과 장황한 경전에 있는 것이 아니다. 짧은 말, 손가락 하나, 한 송이 꽃으로도 얼마든지 눈을 뜰 수 있다. 그리고 그 말을 누구를 위해서 했든 관계없이 듣고 깨닫는 사람이 있으면 곧 그 사람의 것이다.
아마도 고기를 사러갔던 그 사람은 아직도 오리무중을 헤매고 있을 것이다. 참으로 기이하다 하겠다. 돈을 번다고 해서 벌어지는 것도 아니다. 때가 되면 일확천금도 쉽다. 불법에 대한 깨달음도 그와 같이 예정도 없이 우연찮게 다가오는 일이다.
* 직지심경 120 / 반산보적 선사 2 / 장송곡을 듣고 깨닫다
師가 一日에 出門이라가 見挽歌하니 卽振鈴云호대
紅輪은 決定沉西去한대 未委魂靈은 往那方고하니
幕下에 孝子가 哭云호대 哀哀하니라
師가 身心踊悅歸來하니 馬大師가 印可하시니라
반산보적 선사가 어느 날 산문 밖을 나갔다가 상여꾼을 보았다. 그는 요령을 흔들면서 노래를 불렀다.
“붉은 해는 결정코 서쪽으로 넘어가는데,
이 혼령은 어느 곳으로 가는지를 알 수 없구나.”라고 하였다.
장막 아래에서 효자가 곡을 하였다.
“아이고, 아이고.”
반산 선사가 몸과 마음이 뛸 듯이 기뻐하여 돌아오니 마조 선사가 인가하였다.
[해설] ; 반산보적 선사가 눈을 뜨고 마음이 열리는 계기는 참으로 남다르다. 앞에서는 고기를 사고팔면서 주고받는 대화에서 눈을 뜨더니 이 단락에서는 상여꾼의 장송곡에 상주는 “아이고, 아이고”라고 하는 광경을 보고 마음이 환하게 밝아져서 뛸 듯이 기뻐하여 스승으로부터 인가를 받았다.
“죽어서 가는 저승길은 어디인가?”
상주가 “아이고, 아이고.”라고 하는 바로 그 소식이다. 그렇다 죽어서 가는 저승길은 곧 여기 이 순간이다. 여기 이 순간 외에 달리 무엇이 따로 있겠는가? 저 드넓은 시방세계와 무한한 과거 현재 미래가 바로 여기 지금 이 순간인 것을.
*직지심경 121 / 반산보적 선사 3 / 마음 달이 환하다
師가 示衆云
心月이 孤圓하야 光呑萬相이라
光非照境이오 境亦非存이라
光境이 俱忘하면 復是何物고
洞山이 云 光境을 未亡하면 復是何物고하니라
반산보적 선사가 대중들에게 말씀하였다.
“마음달이 홀로 둥글어 그 빛이 온 세상을 다 삼켰네. 빛은 경계를 비추는 것이 아니며, 경계도 또한 존재하지 않네. 빛과 경계가 함께 없어지고 나니 다시 무슨 물건인가?”
동산 스님이 말하였다.
“빛과 경계가 아직 없어지지 아니하면 다시 무슨 물건인가?”
[해설] ; 반산보적 선사는 이 멋진 詩를 남겨 그 이후 수많은 사람들의 칭송을 받는다. 예로부터 사람들의 마음을 태양에다 비유하기도 하고 허공에다 비유하기도 하지만 달에다 비유한 것이 가장 운치가 있고 시적이다. 높다란 금선대 작은 암자에 만월이 홀로 높이 떠서 온 천지를 교교히 비치는데 세상은 죽은 듯이 고요하고 아무런 벗도 없이 혼자서 보고 느끼는 그 광경을 깊이 상상해 본다면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하리라. 그 달은 곧 내 마음이다. 내 마음의 빛은 산하대지를 온통 다 삼키고 만다. 마음의 빛뿐이다. 달리 무엇이 있겠는가. 그렇게 되면 비치는 빛도 비춰지는 경계도 사라진지 오래다. 그것은 곧 너도 없고 나도 없고, 성인도 없고 범부도 없고, 중생도 없고 부처도 없고, 동서남북도 없는 오로지 이 한 마음뿐인 정경을 그렇게 외로운 달이 온 천지를 비치는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동산 스님은 따진다.
“빛과 경계가 함께 다 사라지면 아무 것도 없다고 하지만, 빛과 경계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한들 또한 도대체 무엇이 존재한단 말인가?”라고 하여 반산 선사의 뜻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확실하게 밝히고 있다.
*직지심경 122 / 반산보적 선사 4 / 이것이 참 출가이다
師가 示衆云
似地擎山에 不知山之高峻이며
如石含玉에 不知玉之無瑕라
若能如是하면 是眞出家니라
반산보적 선사가 대중들에게 말씀하였다.
“땅이 산을 들어 받치고 있으나 산의 높음을 알지 못하는 것과 같이하고, 돌이 옥을 머금고 있으나 옥에 티가 없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과 같아야 한다. 만약 능히 이와 같으면 이것이 참다운 출가니라.”
[해설] ; 출가인의 정신세계를 말씀한 내용이다. 산이 아무리 높다 해도 그것은 땅이 받쳐주기 때문에 높다. 그러나 땅은 산을 그토록 높게 한 그 공을 아예 모른다. 무심할 뿐이다. 옥이 아무리 티가 없는 명옥(名玉)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돌이 옥을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돌이 이와 같은 공이 있더라도 돌은 그것을 모른다. 출가하여 수행하는 사람도 이와 같이 아무리 큰 공덕이 있고 수행을 많이 쌓았더라도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이 없어야 한다. 공부를 많이 하고 계행을 청정하게 갖고 대중들을 위한 공이 아무리 크더라도 저 땅과 같고 저 돌과 같이 무심하여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출가인의 마음이다.
*직지심경 123 / 반산보적 선사 5 / 마음을 구할 데가 없다
師가 垂語云호대
三界無法이어니 何處에 求心이며
四大가 本空이어니 佛依何住오
法眞一이 頌云호대
三界가 本因心所現이니
無心에 三界가 自平沉이니라
반산보적 선사가 말씀하였다.
“삼계에 법이 없으니 어느 곳에서 마음을 구하며, 사대가 본래 공하거니 부처(불성)가 무엇에 의지하여 머물겠는가?”
법진일 선사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삼계가 본래 마음을 인하여 나타난 것이거니, 마음이 없으니 삼계가 저절로 없어지도다.”
[해설] ; 온 세상이 온통 텅 비었는데 마음인들 어디 있으랴. 마음이란 것도 실은 마음이 표현될만한 경계가 있어야 비로소 작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 작용을 가지고 마음이라고 한다. 마음, 마음, 마음이라 해도 그 마음은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고정되어 있는 존재가 아니다. 부처님, 부처님, 부처님이라고 하지만 그것마저 이 사대육신으로 만들어진 사람의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이다. 만약 사대육신이 본래로 텅 비어 공한 것이라면 부처님인들 어디에 있으랴.
이 말에 대해서 법진일(法眞一)이라는 스님이 게송으로 거들었다.
“그래, 삼계란 것도 결국은 이 마음이라는 것을 인해서 나타난 바다. 이 마음이 없다면 삼계는 저절로 사라지리라.”라고 하였다.
한 사람은 “삼계가 없는데 마음이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하였고,
다른 한 사람은 “마음이 없는데 삼계가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즉 “닭이 없는데 계란이 어디에 있겠는가?”
“계란이 없는데 닭이 어디에 있겠는가?”
“닭이 없는데 계란이 어디에 있겠는가?”
“계란이 없는데 닭이 어디에 있겠는가?”
“??”
무엇보다 “이 사대육신이 없는데 부처님인들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한 사실에 착안하여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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