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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현 스님

[자현 스님] 확대되는 불교와 정통의 시비 - 정법 개구라

by 有然(유연) 2022. 1. 7.




이런 부처님 전생담은 모두 서북인도 쪽에서 나왔다.
동방교단은 우리는 성지를 가지고 있는 정통이고 서방교단은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지키는 정통이고
서북인도는 전생의 부처님이 있었다며 정통을 주장한다.
그러면서 서북인도는 부처님 모습을 만든다. 이렇게 불상은 부처님 열반 후 500년 후에 만들어진다.



알렉산더 대왕 이후 희랍이 불교에 남긴 부분

밀린다왕문경<나선비구경>은 초기경전과 관련하여 중요한 경이다. 알렉산더의 동방원정 이후 인도 서북부에 세워진 Menandros<한자음역 밀린다>왕의 제국은 정착 후 불교로 개종한다. 왕은 현대 사람들이 생각할 만한 합리적인 이야기를 한다. 불교로 바뀐지 얼마 안 되어 궁금한 것이 많았을 것이다. 나선비구경의 나선은 나가세나 비구다. 이 경은 밀린다 왕의 불교에 관한 질문과 나가세나 스님이 대답하는 내용이다.



나가세나 스님은 밀린다 왕의 질문에 너무나 대답을 잘한다.
왕은 불교는 인과설인데 나쁜 짓을 많이 해도 49재나 천도재만 지내면 극락을 가는가?
종교의 역설에 관한 질문이다. 천도재 지낼 돈만 있다면 아무렇게 살아도 될까?
기독교도 마찬가지다.
11조를 안 내도 죽기 전에만 예수를 믿으면 천국에 갈까?

그렇다. 미리 믿고 늦게 믿는 데 차이가 없다. 만약 차등을 주면 뒤에 믿은 사람은 안 믿을 것이기 때문이다. 신약에도 이런 내용이 있다. 주인은 아침부터 일한 사람과 오후부터 일한 사람 똑같이 품삯을 준다. 그러자 아침부터 일한 사람이 불공평하다고 말하자 네 일이나 똑바로 하라며 그건 내 마음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따라서 우리는 죽기 15일 전에만 믿으면 돈 한 푼 안 내고 천국에 갈 수 있다. 역설적으로 해석하면 기독교는 믿을 필요가 없는 종교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종교의 Paradox다.    



善因善果 惡因苦果의 불교 인과설로 보면 착한 일한 사람만 병신이 되는 것이다. 이 질문에 나가세나 스님은 이 세상에 바늘 하나를 물에 넣으면 가라앉지만 배에 실으면 가라앉지 않는다. 그 사람의 업이 무겁더라도 부처님의 서원에 편승하면 구해질 수 있다고 대답한다.  

제를 지낼 때 불보살이 천도를 시켜주는 것이 아니다. 일단 음식을 대접해 드리고 경전을 읽어 천도하는 것이다. 밥 먹고 느긋하게 있을 때 경전 사구게를 읽어 각성시키는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생각을 돌리면 방향이 전환된다는 의미다. 불교의 이상은 부처님이 필요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천도제가 필요 없는 사람이 세상을 가장 잘 산 사람이다. 알면서 짓는 죄와 모르고 짓는 죄 중에 어느 것이 더 무거울까?



밀린다왕문경에 나오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나가세나 스님은 모르고 짓는 죄가 더 무겁다. 모르고 짓는 죄는 반성할 수 없어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불에 달궈진 쇠기둥을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최대한 닿는 면적이 작도록 잡을 것이다. 그러나 모르면 덥석 잡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리스계 사람과 인도계 사람의 사고방식 차이다. 그런 사고방식의 차이에 대한 대답을 하고 있다. 가르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공자도 사람을 가르치지 않고 부린다면 훈련 안 받고 전쟁터에 내보내는 것과 똑같다고 말씀하셨다. 정확히 알면 안 빠진다. 不動心이 되면 흔들리지 않는다.  



밀린다왕문경은 왕 중심으로 나선비구경은 스님 중심으로 지은 책 이름이다. 그리스적인 사고와 결부되어 탄생한 것이 간다라 불상이다. 부처님이 살아생전 돌아다니신 곳이 동방교단이다. 그런데 2차결집 때 서방교단이 도전한다. 역사 기록의 2방식 중 편년체는 정확하지만 양이 많아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반면 기전체는 범주별로 묶어 찾기가 쉽다. 서방교단은 1차 포교 지역이고 동방교단은 부처님이 계시던 곳이다. 그런데 2차 결집 후 서방교단이 동방교단을 누르고 상좌부가 된다.



그러나 여전히 根本八塔과 여래香室을 비롯한 부처님의 유적지는 동방교단에 위치해 있었다. 탑이 중요한 것은 사리와 뼈 때문이다. 사셨던 곳은 자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방교단의 아쇼카 왕은 8만4천탑을 세운 것이다. 서방교단의 속내는 동방교단에만 존재하는 사리를 퍼뜨리는 것이다. 사리가 퍼짐으로 동방교단의 권위는 추락한다. 부처님 살아 생전 3번 스리랑카를 방문했다는 기록은 허구다. 이렇게 되면 동방교단의 권위는 추락하고 반대로 서방교단의 권위는 상승한다. 2차 결집 패배 후 동방교단은 사리와 성지로 권위를 강조한다.



이렇게 사리를 뺏어오면 아쇼카 왕의 통치에도 유리했다. 사건이 생기면 그 일로 이익을 보는 사람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시험 역시 머리 좋은 사람에게 유리한 제도다. 그렇다고 절대 정당하다는 주장은 아니다. 유기체는 다양성을 갖춰야 진화에 유리하다. 동일성으로 진화하면 질병이 돌면 종 전체가 전멸하기 때문이다.

결국 동방교단의 무기인 탑은 상실된다. 그때 강조한 것이 여래香室 같은 성지다. 부처님 성지엔 탄생지 룸비니 깨달은 부다가야 설법한 바라나시 열반한 쿠시나가르가 있다. 동방교단은 탑을 빼았겼기 때문에 성지순례를 강조한다. 탑은 옮겼지만 성지는 이동이 불가능하다. 불교가 확대되면서 정통성 시비가 생긴다.



스리랑카의 능가경 같이 위경을 만들기도 한다. 미얀마도 미얀마 상인에게 준 부처님 머리카락 8개를 얻어 세운 쉐다곤 파고다를 가지고 정통성을 주장하지만 개구라다.
현장스님이 이 탑은 인도 서북부 Balkh에 있었다고 보고 기록했기 때문이다.
현장스님 때 쉐다곤 파고다는 없었다. 인도는 서쪽과 교역을 했다. 불교는 교역로를 따라 전래된다. 그렇지 않으면 바다 바람이나 해류를 따라 교역한다. 신라 역시 동천축을 주장하며 동축사를 건립했다. 불교 들어간 나라는 다 정통을 주장한다. 예수의 프랑스 설도 다 이런 정통성 주장 때문이다.



현장스님도 스리랑카 불치사를 가보고 싶었지만 파도 때문에 못 갔다. 그러나 당시 사리는 사기 치기 좋은 소재로 많이 유행했다. 현장스님은 너무 가보고 싶은 나머지 부처님 치아 사리에서 방광하는 환상도 본다. 불치사는 당시 이미 확산된 이야기였다. 부처님 키는 일장육척이라는 설화 다음 나온 사리라 엄청 크다. 시대나 출처도 안 맞는다. 인도 남쪽이나 서북쪽은 부처님이 여기 안 오신 것이 맞다고 말한다. 그러나 전생에 부처님은 여기 계셨다고 주장한다.



살타태자는 부처님 전생이다. 어느 날 사냥을 나가서 동굴에서 새끼를 낳고 너무 힘들어 하는 호랑이를 보게 되었다. 그래서 자기 몸을 먹이로 던졌다는 이야기다. 형들이 이 광경을 보고 그 자리에 탑을 세웠다.
이런 부처님 전생담은 모두 서북인도 쪽에서 나왔다.
동방교단은 우리는 성지를 가지고 있는 정통이고 서방교단은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지키는 정통이고
서북인도는 전생의 부처님이 있었다며 정통을 주장한다.
그러면서 서북인도는 부처님 모습을 만든다. 이렇게 불상은 부처님 열반 후 500년 후에 만들어진다.




그리고 나서 부처님은 여기에 현신하셨다고 주장한다. 관법과 관련된 것은 다 서북인도에서 나온다. 잘 먹히지 않으니 간다라 불상 초기엔 육계에 구멍을 내 사리를 봉안한다. 네팔 룸비니 쪽에는 석가모니불 이전 부처님 유적지가 존재한다. 아쇼카 왕은 실제로 그 유적지에 탑을 세웠다. 한편 남인도는 부처님의 진정한 정신을 계승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하는 금강경은 남인도 쪽에서 발생한다. 화엄경의 완성은 중앙아시아의 Hotan 지역에서 했다. 남인도 쪽은 더워서 많이 안 움직이고 앉아 관조를 중심으로 한다. 그러다 보니 형상에 대한 추구를 무형상으로 바꾼다. 반면 조금 추운 지역은 불상 같은 형상을 중심으로 한다.



이런 이야기들은 불교가 확대되면서 발생한다. 이런 이야기들은 한 번에 모두 동아시아로 전래된다. 인도는 서쪽 교역로를 따라 이야기가 발전한다. 선종은 28조 相乘說 천태종은 25조 金口相乘說 밀교는 血脈譜를 이야기한다. 이렇게 자기들이 종갓집이라고 하는 주장은 종교의 전통에서 정통이 매우 중요한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런 정통성 시비는 남방불교 티베트불교 선종 등에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41회. 자현스님. 확대되는 불교와 정통의 시비 중에서